찰스 다윈이 그 유명한 '진화론'의 모티브를 발견했던 섬. 육지로부터 고립되었기에 독자적 생태계로 생존할 수밖에 없었던 섬. 본류로부터 동떨어져 있었기에 현 인류의 보물섬이 될 수 있었던 섬. 갈라파고스. 맛에도 갈라파고스 제도와 같은 섬이 있다.

메인 스트림에서 고립되어 있기에 가치를 획득한 곳. 화려한 조미료와 효율적인 조리법으로 세상의 맛이 변화하는 동안, 묵묵히 옛 방식 그대로 머물러 있는 곳. 세상의 발전에서 도태되어, 맛의 보물섬이 된 곳. 그곳을 나는 '맛의 갈라파고스'라고 생각한다. 충북 영동이 그렇다. 그곳에서 나는 갈라파고스의 샘물 같은 막걸리를 발견했다. 영동 생막걸리다.

영동에서 발견한 멋진 녀석이다

개인적으로 만 원 이하의 식당에서 조미료 탓을 하지 않는다. 조미료 사용도 조리 기술일 뿐만 아니라, 만 원 이하의 대중식당에서 조미료 탓하면 음식을 만들 수가 없다. 그건 현실적 맛을, 가성비 있게 만들기 위한 필요 불가결한 대중식당의 '진화'이다. 막걸리도 마찬가지다. 1500원 수준의 대중 저가 막걸리는 그 가격대에 맞는, 생존을 위한 진화가 필요했고, 그렇게 선택된 방법론 중 하나가 '입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