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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동주라고? 속리산 찹쌀 동동주

승발이-백반기행 피디
- 10분 걸림 -

막걸리가 아니라 동동주다. 가끔씩 동동주라는 이름을 달고 나오는 술을 만난다. 뭐가 차이일까? 의외로 아는 사람이 적다. 이 술은 속리산 찹쌀 동동주. ‘동동주’란다. 그럼 보통 막걸리와 맛의 차이는 뭘까?

속리산 찹쌀 동동주

알코올 : 6%

재료명 : 정제수, 밀가루, 찹쌀, 물엿, 사카린나트륨, 아스파탐, 조제종국, 정제효소제, 효모

찹쌀 동동주. 대학시절 주점에서 만날 수 있었던 메뉴다. 찹쌀을 전면에 내세운 술맛도 궁금하다. 찹쌀(국내산) 2.802% 함유다.


첫 잔

단맛은 적다. 적당한 쿰쿰함이 입을 먼저 적시고, 별 무리 없이 넘어간다. 잔탄산이 짙게 깔려있는 술이다. 무난하다. 산미가 좋지는 않지만, 단맛을 전면에 내세우진 않았다. 요즘 막걸리 트렌드를 따르는 술은 아니다. 무난하다. 쉽게 만날 수는 없지만, 어르신 입맛을 기준으로 삼는 지역 막걸리에서 만날 수 있는 맛이다.

근데 이 술 명칭은 왜 동동주일까? 동동주는 정확히 어떤 술을 말하고, 막걸리와 뭐가 다른 걸까?

동동주는 단지에 담겨 나온다

나에게 동동주에 대한 기억은

하나, 어릴 적 할머니가 집에서 빚으시던 술의 통칭.

둘, 학교 앞 주점에서 시켜먹던 달달한 술. 단점으로 대굴빡이 빠게 질 듯 한 숙취가 있다.

셋, 등산로 입구에서 시키면 단지에 담겨 나오는 술. 막걸리는 병에 담겨 나온다.

두 번째, 세 번째 기억은 대체로 동동주는 상업 양조장에서 정식으로 출시되지 않는, 야리꾸리한 제조 및 유통 경로를 갖는 술이라는 추론을 가능하게 해 준다. 이론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기억은 할머니가 빚었던 술이다.

주로 겨울에 담그셨던 할머니의 동동주는 시큼하고 맑은 빛깔이 참 좋았던 술이라고 기억된다. 어려서 많이 마셔보지 못하고, 새끼손가락으로 톡톡 찍어 먹었던 기억이 전부라서 아쉬울 따름이다. 반면 맘껏 드실 수 있었던 아버지와 친구분들은 늘 만취로 마무리를 지었다. 맛난 술이라는 반증이었다. 당시 할머니는 술이 익은 후, 위에 뜬 맑은술과 앙금을 섞지 않았다. 맑은술만 곱게 떠서 따로 담았다. 이게 동동주다. 이 술은 모두 아버지와 손님들의 차지였다.

그리고 아래 남은 발효된 쌀의 잔해들. 술지게미는 일부 설탕에 섞어 먹고, 나머지 대부분은 자루에 넣어 술지게미가 머금은 술을 짜낸다. 빛깔은 탁하지만 쌀에 녹아있던 단맛이 조금 더 첨가된 술을 얻을 수 있었다. 이건 탁주다. 그럼 막걸리는?


둘째 잔

청량감이 좋다. 탄산이 거칠게 느껴지진 않지만, 잔탄산의 힘이 좋다. 단맛도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단맛인 사카린의 맛이다. 사카린은 이름이 가진 힘 때문에 어느 정도 편견을 갖게 하는 아이다. 근데 막걸리에서 사카린은 들쩍한 단맛을 내지는 않는다. 개인적 경험으로 사카린을 함유한 막걸리는 누룩의 쿰쿰함을 단맛으로 가리지 않는다. 산미와도 어울림이 좋은 편이다. 아마 예전 막걸리를 맛의 기준으로 내가 잡고 있어서 그럴 순 있다. 하지만 단맛이 들쩍이지 않아서 청량감을 살리고, 딱 떨어지는 단맛을 내기에는 사카린이 효율적이다. 이 막걸리가 그렇다.

막걸리에 대한 정의는 과거와 현재가 다를 것이다. 술이 익은 후 앙금이 가라앉고 위에 뜬 맑은술을 동동주라고 불렀다. 분해가 덜 된 쌀 몇 톨이 동동 떠있기에 붙은 이름이다. 동동주에 용수를 박고 더 맑은술을 걸러내면 청주라 불리었다.

탁주는 앙금을 포함한 익은 술 전체를 자루에 넣고 짜낸 술이다. 당연히 위에 뜬 맑은술보다는 탁하기에 탁주이다. 대신 술양이 많다. 과거에는 이 탁주를 막걸리라 불렀을 수 있다. 막 걸러낸 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는 탁주와 막걸리는 동일한 술이라 할 수 없다. 어느 시점부터 탁주에 물을 넣어서 양을 불리기 시작했다. 모든 시판 막걸리의 성분표에 빠짐없이 들어가는 것이 정제수, 즉 물이다. 물을 넣어서, 양을 불리고 도수를 낮췄다. 물을 섞은 탁주. 지금의 막걸리다.

물이 들어가면 동동주가 아니다

셋째 잔

사카린 특유의 단맛이랄까? 그 맛이 세게 느껴진다. 물론 이 맛이 찹쌀의 단맛일 수도 있다. 차이는 사카린의 단맛의 끝에는 특유의 쓴맛이 스쳐간다. 그 느낌이 알코올의 쓴맛이 아니다. 화학적 느낌이 혀를 지나 호흡으로 알 수 있다. 입 보다 코에서 화학적 느낌을 더 잘 만날 수 있다. 난 그 맛을 사카린 함유의 막걸리에서 느낀다. 그럼 찹쌀의 단맛은? 순하다. 들쩍이지도 않은 좋은 단맛. 산미와 잘 어울린다. 굳이 찹쌀이 아니라도, 쌀로 잘 빚어진 술에서 느끼는 맛이다. 물로 찹쌀이 많이 들어갈수록 단맛은 강화된다. 그건 술의 원리다. 당화가 쉬운 찹쌀을 많이 넣으면 발효도 쉽고, 당 함유량이 멥쌀보다 많기 때문에 단맛도 강화된다. 문제는 비싸다는 점이다. 근데 이 녀석에게서 찹쌀의 특징을 아직까지는 만나지 못했다.

동동주의 특징도 없다. 당연하다. 이름만 동동주이지, 탁주에 물을 섞은 술, 막걸리이기 때문이다. 탁주에 물을 섞기 시작한 이유는 몇 가지 추론이 가능하다. 양을 늘리기 위해서가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귀한 쌀로 담근 술을 여럿이 넉넉히 마시기는 부족했으니 물을 넣어 양을 늘렸으리라. 상업 양조에서는 세금도 한 이유였을 것이다. 한국의 주세는 현재 알코올 양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종량세로 바뀌었지만, 2년 전까지만 해도 출고 가격에 세금을 부과하는 종가세였다. 따라서 출고 가격을 낮춰 세금을 덜 부과받기 위해서라도 물을 섞어야 했을 것이다. 또한 알코올 도수 8도를 기준으로 미만은 탁주로, 8도 이상은 약주로 구분되었다. 약주로 구분되면 세율이 높아지기(출고가의 30%가 주세) 때문에 이를 피하기 위한 방법으로도 물을 섞었을 수 있다. 여하튼 물 섞은 술이 맛있을 수는 없다. 특히 원주의 단맛에 물은 치명적이다. 결국 술의 맛을 보충하기 위해서 감미료를 첨가할 수밖에 없다. 가장 싸고, 가장 효율적인 감미료는? 사카린이다. 사카린은 한 스푼으로도 화끈한 단맛 첨가가 가능하다. 끈적이지도 않는다. 그렇게 사카린은 막걸리의 파트너가 되었다.

넷째 잔

여전히 단맛이 전면에 나서진 않는다. 그 점은 좋다. 살짝 있는 단맛도 딱 끊어진다. 하지만 호흡을 통해서 올라오는 사카린의 쓴 맛이 여전히 걸린다. 청량감은 좋지만, 사카린의 쓴 기운이, 약 냄새로 느껴질 수 있다. 아직도 찹쌀 함유 2.802%의 기운은 모르겠다. 찹쌀보다는 밀막걸리의 단맛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잔탄산의 기운은 여전하다. 청량감이 가장 큰 공신이다.


다섯째 잔

당연하게도 식으니 단맛이 살짝 올라온다. 그래도 괜찮은 정도다. 하지만 개성은 모르겠다. 동동주가 아니니 동동주의 개성은 없다. 찹쌀의 개성도 없다. 이름만 동동주이지, 예전 막걸리의 특징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녀석이다. 그래서 무난하다. 등산 후 한잔하면 좋을 정도. 아. 도수는 6%가 아닐 듯싶다. 얼큰하다.

이름만 동동주다

승발이 맛 평가 : 동동주라는 이름을 굳이 왜 붙였을까? 사카린의 뒷맛이 아쉽다. 3.5점 (5점 만점)

어울리는 맛과 멋 : 속리산에 가면 용궁식당이라는 연탄 오징어불고기 집이 있다. 벌겋게 무친 오징어를 연탄에 직화구이 하여 내어 준다. 매콤 달달한 양념에 불맛이 입혀졌으니 맛이 없을 수가 없다. 이 맛에 더하면 속리산 찹쌀 동동주의 단점이 충분히 가려지며 좋은 한 잔이 될 수 있으리라. 양념이 강한 안주와 어울리는 술이라는 의미이다. 대신 음악은 담백하게. 밥 딜런의 ‘Blowin’ in The W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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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반기행속리산동동주

승발이-백반기행 피디

'허영만의 백반기행' 프로그램 CP(책임 피디)로 전국의 맛깔나는 음식을 먹으며 행복한 여행을 하던 중 막걸리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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