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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 양조장과 운산 생막걸리
“운산 막걸리가 참 맛있었는데. 지금은 좀 그랴”. 양조장 건너 작은 칼국수집 아주머니가 아쉬움에 말꼬리를 흐린다. 동네 어귀의 슈퍼 아주머니도 한 마디 보탠다. “요즘은 면천 막걸리를 더 찾더라고. 예전에는 운산이었는데”. 한 세대가 물러남은 한 세대가 밀고 오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1500원이면 해결되는 저가 막걸리 생태계에서 살아남는 힘은 버텨온 시간에서 나오지 않는다. 서산군의 작은 마을 운산면 100년 양조장은 지금 문이 닫혀있다. 2018년, 촬영 차 찾았던 운산 양조장은 신비로웠다. 켜켜이 쌓인 세월의 먼지 속에 쿰쿰하고 시큼한 냄새가 술 취한 유령처럼 사방을 떠돌고 있었다. 마당 한가운데 우물은 말라버린 입을 가리고 있고, 종국실엔 짙은 어둠만이 가득했다. 발효실엔 반 백이 족히 된 키 큰 항아리들이 입을 벌리고 도열해 있었고, 고두밥을 식히던 너른 평상엔 듬성듬성 놓인 햇살만이 술밥을 대신 식고 있었다. 그레타 가르보의 구겨진 흑백사진처럼 근대 양조장의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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